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과 접경지역인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에 도착, 특별열차에 오르기 전 환송단에게 인사하고 있다. 동당(베트남)=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태운 특별열차가 베트남 국경을 넘어 중국 핑샹(憑祥)을 통과한 뒤 빠르게 북상하고 있다.

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특별열차는 베트남 동당역을 출발해 오후 3시께(현지시간) 핑샹역을 통과했다. 특별열차는 앞서 2시40분 베트남 동당역을 출발했다. 두 역 사이 거리가 약 20㎞인 점을 감안하면 열차 속도는 시속 60㎞ 수준이다.

이날 핑샹역에서 난닝(南寧)으로 가는 철도 노선의 기존 열차들이 대거 연착되고 난닝역에는 대형 가림막이 설치됐다. 중국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잇는 중조우의교가 훤히 내다보이는 중롄 호텔도 이날부터 5일까지 예약이 막히는 등 북중 접경인 단둥(丹東)에도 일찌감치 통제 동향이 포착됐다.


이에 따라 특별열차는 북한에서 베트남에 올 때와 마찬가지로 4,000㎞의 철길을 60여시간 동안 달리며 중국 내륙을 관통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北京)을 거치지 않고 현재 속도와 노선으로 간다면 5일 새벽 압록강을 건널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베트남의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끝난 상황이라 곧장 평양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 1일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김 위원장이 피곤해 하는 기색이 역력한 데다, 중국에서는 3일부터 양회(兩會ㆍ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열리기 때문이다. 양회는 중국의 최대 정치 행사로, 이 시기 중국 지도부가 가장 바쁘다.

앞서 김 위원장은 동당역에서 베트남 지도부의 환송을 받으며 출발했다. 도착 때와 마찬가지로 보 반 트엉 공산당 중앙선전위원회 위원장과 마이 띠엔 중 총리실 장관이 환송에 나섰다. 트엉 위원장은 당 중앙위원회 중에서도 핵심인 17인의 정치국 멤버로, 공산당 권력서열로는 10위권의 인물이다.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가 이끄는 행정부에는 직함을 갖고 있지 않은 당 인물이다. 또 중 총리실 장관은 행정부 전반을 이끌고 있는, 국가 권력서열 2위의 푹 총리 오른팔에 해당하는 인물이다. 김 위원장을 특정 국가의 지도자 신분과 함께 베트남 공산당과 교류하는 북한 노동당 최고인사로 대우한 데 따른 조치다.

4박 5일간 베트남에 머문 김 위원장은 베트남으로부터 환대 받았다. 김 위원장의 조부인 김일성 주석이 1958년과 1964년에 베트남을 각각 공식, 비공식 방문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북한 지도자 방문이다. 전날 1일 오후 응우옌 푸 쫑 당서기장 겸 국가주석의 관저인 주석궁에서 공식친선방문을 시작한 김 위원장은 쫑 서기장과 환담 뒤 베트남 정부 청사로 자리를 옮겨 응우옌 쑤언 푹 총리와 면담했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은 조부 김일성 주석이 호찌민 전 베트남 국가주석을 만나는 흑백 사진을 바라보며 웃음을 짓기도 했다. 이어 국회를 방문해 응우옌 티 낌 응언 국회의장과 면담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열린 환영만찬에 참석했다. 김 위원장과 쫑 주석이 건배 후 악수를 나눈 뒤 환하게 웃으며 맞잡은 손을 ‘번쩍’ 들어올리는 장면이 포착됐다. 김 위원장은 “격변하는 세계 정치정세 하의 고귀한 유산”이라는 말로 우의를 표시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동당역에 대기 중이던 특별열차에 올라 환송단에게 인사하고 있다. 동당(베트남)=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