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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8-24 23:12
남북 이산가족 첫날 4시간 상봉 마치고 내일 기약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92  

단체상봉·환영만찬 첫날 일정 마무리

둘째 날 개별상봉·객실중식…선물 교환

【금강산·서울=뉴시스】통일부공동취재단 김지훈 김성진 기자 = 남북 이산가족들은 24일 눈물로, 웃음으로 지난 65년여 간 쌓인 응어리를 풀어냈다.

이날 오전 태풍 솔릭의 북상으로 우려 속에 속초에서 출발한 남측 상봉단 81가족 326명은 오후 금강산 관광지구에 도착해 점심을 먹을 후 설렘 속에 북측 가족과의 첫 만남을 기다렸다.

이날 오후 3시15분.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 대연회장에 북측 가족이 입장하자 곳곳에서 박수와 탄식, 울음이 뒤섞였다. 유일한 직계 상봉자인 조정기(67)씨는 태어나 처음 만난 아버지 조덕용(88)씨를 보자마자 목 놓아 울었다.

뉴시스

【금강산=뉴시스】뉴스통신취재단 =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첫날인 24일 오후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열린 단체상봉에서 남측의 조정기(67.왼쪽)씨가 북측의 아버지 조덕용(88)을 만나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18.08.24.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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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꿈에도 생각 못 했어요. 살아계실 줄은"이라며 연신 눈물을 쏟아냈다. 불과 석 달 전 68년 동안 아버지를 기다리다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에 표정을 풀지 못하던 그는 "아버지, 그때(북으로 갈 때) 이모 손에 들려 보낸 소고기 어디서 사셨어요?"라고 거듭 물으며 가슴 깊이 묻어뒀던 이야기들을 꺼냈다.

조씨는 대한적십자사 관계자가 테이블에서 찍어준 폴라로이드(즉석사진) 사진을 보며 "이게 아버지, 이게 나, 이건 고모"라고 하나씩 설명하고는 사진을 아버지 양복 주머니에 말없이 넣었다. 시간이 흐르자 조씨는 아버지의 손을 잡고 미소를 지어 보이기 시작했다.

남북 누구라고 할 것 없이 가족들은 세월이 무색할 만큼 서로를 단번에 알아봤다. 최고령자인 강정옥(100·여)씨 가족은 강씨의 여동생 정화씨가 북측의 아들 최영임(50)씨의 부축을 받으며 연회장으로 들어서자 곧바로 "저기다"를 외쳤다. 권혁빈(81)씨는 북측 형 혁만(86)씨가 연회장에 들어오자 "저기 형님 아니야"라며 단번에 알아보고는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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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뉴시스】 김진아 기자 = 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첫날인 24일 북한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북측 김점룡(87) 할아버지와 남측 누나 김교남(91) 할머니가 만나며 오열하고 있다. 2018.08.24. bluesod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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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들은 첫 만남 때보다 조금은 차분한 모습으로 서로의 삶을 공유했다. 남측 가족들은 북측 가족이 생각보다 잘 살았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면 안도하는 모습을 내비치기도 했다.

6자매가 만난 15번 테이블에서는 웃음도 흘러나왔다. 양경옥(74·여)씨는 북측 언니 량차옥(82)씨가 북에서 기자를 했다는 이야기 등을 듣고는 "언니가 혼자 이북에 가서 우리보다 더 잘 살았다"며 "(언니가) 여장부네 여장부"라며 즐거워했다.

이날 오후 5시15분께 단체상봉을 마친 가족들은 잠시 휴식시간을 가진 뒤 같은 장소에서 진행된 남측 주최 환영만찬에 참석했다. 이날 환영만찬은 오후 7시14분께부터 시작됐다. 양측 가족들은 테이블마다 술을 따르고 잔을 부딪치는 등 단체상봉 때보다 한결 편해진 분위기 속에서 식사를 시작했다.

환영만찬에는 전복, 매생이죽, 해파리냉채, 삼색전, 궁중쇠고기잡채, 한방쇠갈비찜, 메로구이, 영양찰밥, 자연송이, 쇠고기무국, 보쌈김치, 더덕생채, 견과류 멸치볶음, 애호박, 표고송이, 노각오이, 장아찌무침, 모듬떡, 계절과일, 수정과 등의 음식이 제공됐다. 국순당 막걸리, 백세주, 소주, 맥주, 콜라 등의 주류와 음료도 놓였다.

북측 보장성원들은 김치전과 부추전, 해파리냉채 등의 음식에 관심을 보였다. 일부 보장성원들은 휴대전화로 음식 사진을 찍기도 했다.

부자 상봉자인 조씨는 연회장에 아버지가 모습을 드러내자 한달음에 걸어가 모셔왔다. 이들은 만찬에서도 식구임을 재차 확인했다. 아버지의 북측 아들 조학길(61)씨가 남측 형에게 "아버지가 술을 못한다"고 알리자 조씨는 곧바로 "저도 요만큼도 못 먹어요"라고 말했다. 그러자 북측 아들은 "집안 내력"이라고 설명했고, 이에 조씨도 "다른 가족들도 다 술을 못 마신다"며 집안 내력을 확인했다. 이들은 와인잔에 물을 따라 건배했다.

북측의 이부누나 리근숙(84)씨를 만난 황보우영(69)씨는 누나의 양손을 물티슈로 닦아주며 세심하게 챙겼다. 이부동생 황보원식(78·여)씨는 언니의 무릎에 냅킨을 놔줬다. 또 다른 테이블의 칠순과 팔순의 여섯 자매는 각자 막걸리를 한잔씩 따라놓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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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뉴시스】뉴스통신취재단 = 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첫날인 24일 북한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열린 우리측 주최 환영만찬에서 남측 강두리(87)할머니가 북측의 언니 강호례(89) 할머니 등과 함께 건배를 하고 있다. 2018.08.24.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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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이산가족들은 이날 단체상봉에서 환영만찬까지 4시간 동안 만남을 이어가며 혈육의 정을 나누었다. 이들은 오는 25일 개별상봉과 객실중식, 그리고 단체상봉까지 총 5시간의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jikim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