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난민인권연합
주요뉴스
home > 주요뉴스 > 탈북소식
 
작성일 : 15-09-27 18:31
"탈북 청년들의 '한 꿈'을 지켜주세요"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902  

"탈북 청년들의 '한 꿈'을 지켜주세요"

경기북부 유일 탈북자 대안학교 '한꿈학교' 심각한 재정위기

(의정부=연합뉴스) 최재훈 기자 = 한민족인데도 추석이 달갑지만은 않은 이들이 있다. 2년 전 홀로 북한을 탈출해 피붙이 한 명 없는 한국에 정착한 A(23ㆍ여)씨도 그중 한 명이다.

A씨에게 이번 추석은 더욱 힘겹게 느껴진다. A씨의 한국 생활에 버팀목이 된 대안학교 '한꿈학교'의 형편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함경북도가 고향인 A씨는 3년 전 두만강을 건너 혼자 탈북했다. 북한에서는 중학교에 다니다가 중퇴했다. 먹고 살 길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후 장터를 전전하며 살았다.

탈북 후 1년간 중국에서 살던 A씨는 중국 인신매매단에 속아 고초를 치르기도 했다. 그러다 2년 전 한국땅을 밟았다. 

살길을 찾아 한국에 왔지만 아르바이트라도 하려면 학력이 필요했다. 정식 학교에 다니기에는 너무 늦은 상황. 고민하던 A씨는 경기도 의정부시에 한꿈학교라는 대안학교가 있다는 사실을 전해 들었다. 그렇게 한꿈학교는 A씨에게 새로운 보금자리가 됐다.

한꿈학교에서 공부해 고입 검정고시를 통과한 A씨는 현재 사회복지사라는 목표를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지난 25일 만난 A씨는 "하나원에서 만난 언니와 함께 추석을 보낼 거예요,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추석에 뭘 해야 할지 몰라 막막했지만 지금은 한꿈학교에서 만난 같은 처지 친구들과 서로 의지하며 보내려고 합니다"며 애써 웃어 보였다.

한꿈학교는 A씨처럼 정식 교육을 받은 시기를 놓친 탈북 학생들을 위해 종교단체에서 2004년 세운 대안학교다. '한꿈'은 큰 꿈이라는 뜻이다. 현재 15세∼34세의 탈북학생 28명이 다니고 있다. A씨처럼 홀로 탈북한 무연고 탈북자들부터 중국 등 제3국에서 출생했다가 한국으로 넘어온 탈북자까지 구성이 다양하다.

이들에게 한꿈학교 친구들은 함께 공부하는 학우이면서,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이기도 하다. 올해 고려대와 성균관대 합격생들을 배출하는 등 입시 성적도 좋다. 지난주에는 어려운 사정에도 장암동 주민들에게 떡을 돌리는 등 봉사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

한꿈학교 학생들이 추석을 맞아 지역 주민들에게 떡을 돌리고 있다

 

하지만, 현재 한꿈학교는 심각한 재정위기에 처해있다.

한꿈학교는 민간의 후원을 받으며 운영되고 있지만 경기침체로 인해 후원은 매년 줄어들고 있다.  

한꿈학교에 따르면 올해 들어 후원금은 지난해보다 30% 이상 감소했다. 2010년 이후 매년 20∼30% 이상 후원금이 감소하고 있다. 

통일부 산하 남북하나재단에서 지원금을 받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하다. 정식 사회복지기관으로 등록된 것도 아니라 정부의 보조금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이 때문에 탈북자들의 남한 정착을 돕기 위한 현장학습 프로그램도 대부분 중단됐다. 지하에 있는 시설은 타일이 벗겨지고 녹이 스는 등 낡았지만 시설 보수는 꿈도 못 꾸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교사들의 임금조차 제대로 줄 수 없다는 점이다.

한꿈학교 교사 최주을씨는 "탈북자가 한국 사회에 잘 정착하려면 지속적으로 믿음을 주고 교육할 수 있는 선생님의 존재가 중요하다"며 "현재 한꿈학교 교사들은 사명감으로 버티고 있지만 과연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올해 대학에 합격한 B(23)씨는 "처음 남한에 와 사회에 적응하고 대학에 오기까지 한꿈학교에서 너무 큰 도움을 받았다"며 "시민의 관심으로 학교가 지켜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꿈학교 학생들이 추석을 맞아 지역 주민들에게 돌릴 떡을 준비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